건축물은 심리학을 전제로 한다
건축 설계 시 사람의 심리를 잘 파악하는 것도 중요한 건축가의 일이 아닐수 없습니다. 설계를 할때 사람의 심리를 잘 파악하면 훨씬 더 소비자의 입장에서 아늑한 공간을 만들어 낼수 있기 때문일텐데요. 이것은 건축 뿐만 아니라 사람을 상대하는 직업이라면 필요한 능력입니다. 한 일본 심리학자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게 됩니다. 동일한 공간에 동일한 범죄자가 만들어졌다는 결과였습니다.
어둡고 캄캄한 공간에서 생활하는 사람일수록 심리적으로 우울한 편이고, 우울할수록 어두운 공간을 찾기도 하지요. 건축학 또한 심리학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볼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 새로운 공간에 사람들이 입주하게 되면 그 공간에 익숙해지기 위해 정보를 받아들이고 이해하려 노력합니다. 이것은 반복되면서 좋은 정보, 해로운 정보를 가려내게 되고, 해로운 정보가 과도하게 축적된다면 육체에도 신호를 받게 되는데 이것을 우리는 병이라고 부릅니다.
형태에 따른 심리적 관점의 건축학
만약 3가지 도형이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사각형, 원, 삼각형이라면 원은 통일성과 절대적, 완전함, 신성함 등을 의미합니다. 마법에서 원은 악령이나 사탄을 상징하기도 하고, 불교에선 윤회나 환생을 뜻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사각형은 인간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형태로 경계 안, 편안함과 안정감, 우리의 영역, 동서남북 등을 의미합니다. 비잔틴 시대에서 사각형을 서양의 도형이라고 불렀고, 원은 동양의 도형이라 믿기도 했습니다. 완전함을 뜻하는 삼각형은 가장 역동적이고, 죽음과 투쟁, 희생정신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숫자 3이 삼위일체인 것처럼 종교적인 의미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로마는 과거 화산이 많았던 이유로 풍부한 화산재를 사용해 벽돌을 구워 많은 건축물을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로마가 교량과 수로를 많이 만들수 있었던 것은 방대한 땅을 정복할만큼의 큰 힘을 지녔기 때문일텐데요.
아치에는 원의 형태입니다. 원의 무한대는 자연과 어울려지고 로마의 아치를 보고 있으면 대지의 무한함과 함께 심리적 안정감을 느낄수 있습니다. 건축물 피라미드는 삼각형의 형태입니다. 삼각형의 안정적인 구조는 왕의 권력과도 연관이 있지만 절대성을 상징하고 지속성을 표현합니다. 한편 사각형의 건물은 가장 이상적인 공간 구조를 만들수 있는 형태입니다. 구조면에서 다른 형태에 비해 이점이 많은 편인데, 하중의 전달이 좋고, 가구를 배치하는데도 쉬운편입니다.
따라서 도시건축에서 잘 정리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용적인 장점이 있지만 다소 지루하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사각형 형태는 요즘 디자인에서 ‘미니널리즘’에 속합니다. 미니멀리즘이란 전체적인 형태를 하나의 띠로 묶거나 하나의 형태 안에 전체를 집어넣는 디자인을 의미합니다. 건축에서 미스 반 테어 로어가 많이 쓰는 건축 디자인중에 하나이기도 하죠.
낯선 건축에서 새로움을 찾다
때론 역사 속에서 사라지면 홀대를 받았지만, 후세에 다시 놀라움을 안겨주는 건축물도 있습니다. 바로 고딕 양식의 건축인데요. 영화 속 환상적인 장면에서 중세의 어두운 배경에 자주 등장할 정도로 이미지가 강합니다. 괴테는 “돌인데도 저렇게 섬세할수 있을까?”라고 감탄하기도 했습니다. 근래에 들어서 철과 유리 재료는 시대적인 재료가 되었고, 철로 만들어진 건축물이 등장합니다. 석조 건물만 보던 파리 시민들은 1989년에 세워진 <에펠 탑>은 마치 거대한 로봇을 보는것과 같은 무서움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석조 건물에 익숙했던 시민들에게 철제는 다소 냉소적이고 친숙하지 않았는데요. <노트르담 대성당>이나 <루브르 박물관>과 같은 섬세한 건물들만 보던 시민들에게 <에펠 탑>은 그야말로 흉물이 아닐수 없었던 것이죠. 건축가는 새로운 것을 시도할때에는 어떤 반응을 보일지에 대해서도 염려해야 합니다. 때로는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나타나기도 하지요.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보켄하이머 바동선 그대로를 건물의 형태로 만들었다> 건물 자체는 열차의 한부분으로 이곳이 열차와 관계된 것이라는 이미지를 주고 있습니다. 이 건축은 어떠한 상황에서 특수한 목적을 갖고 만들어진 것으로 심리적인 감성을 자극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