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의 코벨 아치, 반원형 아치
로마인들은 그리스 건축 예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건축 기술, 자재를 창조적인 디자인과 결합해 새로운 건축 구조를 만들어냅니다. 그 결과 판테온, 콜로세움, 카라칼라 대욕장 등의 건축물을 가능하게 했고 오늘날까지 위대함으로 남아있는것이죠. 로마 건축은 “힘의 표상이자 기술의 결합”이라고 요약할수 있는데요. 그중 대표적 건축 공법으로 ‘반원형 아치’를 들수 있었습니다. 왜 이런 반원형 아치에 집착하였고, 어떻게 고안해 냈던 것일까요?
간단히 방 하나의 공간에 어떤 공간을 만든다고 가정해 본다면, 사람이 오고 갈수 있는 출입구가 먼저 필요할 테고, 개구부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리고 벽을 만들고 지붕이 필요하게 됩니다. 지붕을 지탱할 수 있는 가로 부재들을 걸쳐주게 되는데요. 이 가로 부재를 안방, 보라고 부릅니다. 이들은 통로를 위해 벌어진 간격을 충분히 덮을 만큼 긴 부재여야 하는데, 매번 원하는 크기에 맞는 자재를 구하는 것도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었을 겁니다. 그래서 안방 없이 원하는 크기의 개구부를 자유자재로 만들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냈을것입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벽돌을 조금씩 밀어내면서 쌓는 방식이었습니다. 만약 밀어낸 길이가 벽돌 길이의 절반을 넘지 않는다면 벽돌은 무너지지 않고 견딜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벽돌의 절반 정도씩 밀어 벽돌을 위로 쌓고 서로 맞붙게 되면 개구부가 생기게 됩니다. 이런 방식으로 삼각형 형태로 벽돌을 쌓아 올린 구조는 ‘코벨 아치’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코벨은 원래 건축에서 위에서 가해지는 압력을 지탱하거나 구조적인 지지를 제공하기 위해 사용된 돌, 나루, 쇠 등을 만든 지지체를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이 코벨은 아치형 부분에서 벽면에서 밖으로 뻗어 나와 구조적인 자원을 제공하고 시각적으로도 장식적인 역할을 하게 된것이죠. 코벨은 종종 태슬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영국에서 처음 사용되었으며, 벽돌을 조금씩 빼내며 쌓아 올리는 ‘코벨링’기법으로 만드는 코벨 아치는 고대 이집트나 지중해 등에서 발견됩니다. 그리스 미케네에 건설된 아트레우스 보물창고는 그중 하나로 코벨 아치와 둥근 천장을 특징으로 하고 있습니다.
코벨 아치는 윗부분에 하중이 가해지면서 서로 맞물린 부재들은 아래로 기울어져 떨어지려고 하고, 그 과정에서 부재들끼리 밀어붙이는 힘이 발생합니다. 이렇게 하중이 균등하게 전달되면 돌이나 벽돌은 서로 지탱할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이 코벨 아치에서 한단계 발전된 기술이 바로 반원형 아치라고 할수 있는것이죠. 로마 시대 가장 많이 사용되고 발전된 반원형 아치형태입니다.
로마 문화의 중심, 콜로세움 건축물
로마 콜로세움은 로마시대에 지어닌 거대 경기장으로 8만명 정도의 관중을 수용할수 있는 거대 건축물입니다. 콜로세움 외벽은 도릭양식, 이오닉, 코린트 양식의 기둥이 층별로 달리 사용되어 아름답게 장식하였습니다. 2층과 3층의 아치에는 신화속 등장인물의 조각상들이 그려져 화려함을 더하고 있습니다. 콜로세움 내부에는 200여 개의 가죽 차양이 설치되어 관중들에게 태양빛과 비를 차단할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이 가죽차양은 경기장 3분의 2를 덮고 있으며, 안쪽으로 기울어져 공기의 흐름을 향상시켰다고 알려져 있죠. 또한 약 80개의 출입구와 관중들이 빠르게 퇴장할수 있도록 각 게이트 앞에는 로마 숫자로 표시된 번호가 있습니다.
또한 콜로세움은 층별로 다른 재료로 사용해 건축되었는데요. 1층은 무거운 돌과 하중으로 설계되었고, 그 위에는 더 가벼운 벽돌과 콘크리트를 사용해 무게를 줄였습니다. 이런 구조는 건물의 안정성을 높이고 적절한 무게 분포를 통해 건축물을 지탱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층별로 다른 재료와 스타일을 사용해 더욱 아름답고 독창적인 건축물을 완성시켰습니다. 콜롬세움 내부 좌석 배치는 로마 사회의 계급과 신분에 따라 엄격하게 구분되기도 하였습니다.
사회적 계급과 지위에 따라 관람객을 구분하였으며 지위가 높을수록 경기장과 가까운 하분의 좌석을 사용하게 하였습니다. 특히 황제와 베스타 사제들에게 가장 전망이 좋은 북쪽과 남쪽 자리가 배정되었으며, 바로 옆에는 원로원 의원들을 위한 넓은 연단들이 배치되었습니다. 콜로세움에는 5세기경 원로들의 이름들이 새겨져 있으며, 이는 그들의 자리가 어디인지 미리 알려주기 위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하죠. 오늘날의 공연장과 경기장 좌석 가격이 이와 유사하게 차등 적용되고 있는 것도 흥미로운 사실입니다.
경기장 내부에는 엘리베이터와 도르래 같은 기계 구조물을 설치해 동물들을 빠르게 경기장 내부로 이동할수 있게 하였습니다. 일부 기계에는 근처 수로와 연결해 경기장 내부에 물을 공급할수도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콜로세움 한가운데에 보이는 문은 경기 도중 사망한 사람 혹은 죽은 동물을 옮기는 죽은자를 위한 문이기도 합니다. 콜롬세움에서 주로 검투사 경기가 벌어지고 서로 결투를 벌이거나 관중들에게 애국심과 공포심을 불러일으키는 정치적 목적으로도 이용되기도 하였습니다.